거치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항상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 정책자금 대출
거치기간에는 이자만 냅니다. 그래서 길수록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거치가 끝나는 순간 원리금이 두세 배로 뛰고, 그 시점에 매출이 그대로면 감당이 안 됩니다. 거치기간을 정하는 계산과 판단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 거치기간은 유예이지 면제가 아닙니다. 미룬 원금은 그대로 남아 뒤에서 몰립니다.
- 거치 종료 시점의 현금흐름으로 판단하십시오. 지금이 아니라 그때 갚을 수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 총 이자는 늘어납니다. 그 대가로 초기 현금을 확보하는 거래입니다.
거치기간이 하는 일
정책자금 안내를 보면 “5년(거치 2년)” 같은 표기가 나옵니다. 전체 5년 중 앞의 2년은 이자만 내고 원금은 나중에 갚는다는 뜻입니다.
이 구조가 주는 이득은 분명합니다. 초기에 나가는 돈이 크게 줄어듭니다. 설비를 들여놓고 아직 수익이 나기 전이거나, 원자재를 사서 제품이 팔리기 전인 구간을 넘길 수 있습니다.
거치기간은 돈을 깎아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큽니다
3억 원을 연 3%로 5년간 쓰는 경우를 두 가지 구조로 비교하겠습니다.
| 연차 | 거치 2년 있음 | 거치 없음 | 차이 |
|---|---|---|---|
| 1년차 | 900만 원 (이자만) | 약 7,100만 원 | −6,200만 |
| 2년차 | 900만 원 (이자만) | 약 6,900만 원 | −6,000만 |
| 3년차 | 약 1억 700만 원 | 약 6,700만 원 | +4,000만 |
| 4년차 | 약 1억 400만 원 | 약 6,500만 원 | +3,900만 |
| 5년차 | 약 1억 200만 원 | 약 6,300만 원 | +3,900만 |
| 총 상환액 | 약 3억 3,100만 원 | 약 3억 3,500만 원 | 약 −400만 |
원금균등 상환을 가정한 개략 계산입니다. 실제 금액은 상환 방식과 이자 계산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기 2년은 부담이 8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런데 3년차부터는 거치 없는 쪽보다 매년 4천만 원씩 더 나갑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거치기간은 부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뒤로 미루고 압축하는 것입니다.
거치가 끝나는 그 시점을 계산하십시오
많은 회사가 거치기간을 최대로 잡습니다. 당장 편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2년 뒤입니다.
거치가 끝나면 원리금이 갑자기 뜁니다. 위 사례에서 900만 원이던 연 부담이 1억 700만 원이 됩니다. 열두 배입니다. 월로 보면 75만 원이 890만 원이 됩니다.
이 계산을 안 하고 거치를 길게 잡았다가, 거치 종료 시점에 다시 자금을 빌려 돌려막는 회사가 실제로 나옵니다. 그때는 이미 여신이 늘어 있어 조건이 더 나쁩니다.
거치가 유리한 경우
그렇다고 거치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거치기간에 현금 창출이 늘어나는 것이 확실한 경우에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 상황 | 이유 | 주의할 점 |
|---|---|---|
| 설비 투자 직후 | 설비가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림 | 가동률 계획이 근거가 되어야 함 |
| 대형 수주 대응 | 납품과 회수까지 기간이 김 | 계약서로 회수 시점이 증명되어야 함 |
| 신제품 출시 | 시장 진입에 시간이 필요 | 매출 계획의 신뢰도가 관건 |
| 공장 신축·이전 | 가동 중단 기간이 발생 | 재가동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을 것 |
| 계절성이 뚜렷한 업종 | 비수기를 넘겨야 함 | 연간 주기를 넘는 거치는 불필요 |
공통점은 “지금은 못 갚지만 그때는 갚을 수 있다”는 근거가 문서로 있다는 것입니다.
근거가 계획뿐이면 위험합니다. 매출이 늘 것 같아서 거치를 잡는 것과, 계약서가 있어서 거치를 잡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거치가 불리한 경우
반대로 다음 상황에서는 거치를 줄이거나 없애는 편이 낫습니다.
- 매출이 정체되어 있을 때 — 2년 뒤 상환 능력이 지금과 같다면 부담만 뒤로 밀립니다
- 이미 다른 대출의 거치가 끝나가고 있을 때 — 상환 시점이 겹치면 특정 연도에 부담이 몰립니다
- 금리가 높을 때 — 거치기간에 원금이 안 줄어드니 이자가 계속 같은 금액에 붙습니다
- 여유 자금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 때 — 조기 상환으로 이자를 줄이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 자금 | 금액 | 거치 종료 | 연간 원리금 (거치 후) |
|---|---|---|---|
| 기존 시설자금 | 5억 | 2027년 | 약 1억 2천만 원 |
| 신규 운전자금 | 3억 | 2027년 | 약 1억 700만 원 |
| 합계 | 8억 | 2027년 동시 | 약 2억 2,700만 원 |
두 자금의 거치가 같은 해에 끝나면 그해 상환 부담이 두 배로 뜁니다. 신청 전에 기존 대출의 거치 종료 시점을 확인하십시오.
이 표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새 자금의 거치기간만 보고 결정하는데, 기존 대출의 거치가 같은 해에 끝나면 그해에 부담이 한꺼번에 몰립니다.
상환 방식이 함께 결정합니다
거치기간만 보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거치 이후 원금을 어떻게 나눠 갚는지가 나머지 절반입니다.
| 방식 | 매달 내는 돈 | 초기 부담 | 총 이자 | 맞는 상황 |
|---|---|---|---|---|
| 원금균등 | 점점 줄어듦 | 무거움 | 적음 | 현금흐름이 안정적 |
| 원리금균등 | 매달 같음 | 보통 | 보통 | 계획 세우기 쉬움 |
| 만기일시 | 이자만 내다 마지막에 원금 | 가장 가벼움 | 가장 많음 | 만기에 목돈이 확실할 때 |
정책자금은 거치 후 균등분할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만기일시는 특정 상품에 한정됩니다.
원금균등은 초기가 무겁지만 총 이자가 적습니다. 원리금균등은 매달 금액이 같아 예측이 쉽습니다. 만기일시는 가장 가볍지만 만기에 원금 전액을 마련해야 하므로 위험이 큽니다.
거치기간을 정하는 실무 절차
감으로 정하지 마시고 순서대로 계산해 보십시오.
| 순서 | 할 일 | 판단 근거 |
|---|---|---|
| 1 | 자금 투입 후 현금이 늘어나는 시점 파악 | 설비 가동 계획, 수주 일정 |
| 2 | 기존 대출의 거치 종료 시점 확인 | 상환 부담이 겹치는지 |
| 3 | 거치 종료 후 연간 원리금 계산 | 그 시점의 예상 영업현금흐름과 비교 |
| 4 | 이자보상배율 시뮬레이션 |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는지 |
| 5 | 1년 짧게 잡아 보고 감당 가능한지 재확인 |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 |
5단계가 실무의 요령입니다. 최대치로 잡는 대신 한 단계 줄여 보고, 그래도 감당되면 그쪽을 택하십시오.
거치를 짧게 잡으면 총 이자가 줄고 신용평가에도 유리합니다. 부채가 빨리 줄어들면 다음 자금 신청 때 여력이 커집니다.
거치기간 중에 해야 할 일
거치기간을 잘 쓴다는 것은 그 기간에 상환 능력을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 회전일수를 줄이십시오 — 거치가 끝날 때 필요 운전자금이 줄어 있으면 부담이 가벼워집니다
- 미사용 한도를 정리하십시오 — 여신 총량을 줄여 두면 다음 자금 여력이 생깁니다
- 재무비율을 개선하십시오 — 거치 종료 시점에 등급이 올라 있으면 연장이나 대환 조건이 좋아집니다
- 상환 재원을 따로 적립하십시오 — 거치 종료 6개월 전부터 준비하면 충격이 덜합니다
거치 종료가 다가올 때
2년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거치 종료 6개월 전에는 다음 셋 중 하나를 정하셔야 합니다.
- 그대로 상환 — 현금흐름이 계획대로면 최선입니다
- 만기 연장 신청 — 자동이 아닙니다. 재심사를 거치고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대환 검토 — 조건이 더 나은 자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만기 연장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연장 시점에 재무 상태가 나빠져 있으면 거절되거나 금액이 줄어듭니다. 그때 갑자기 전액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한 장 요약
- 거치기간은 유예이지 면제가 아닙니다. 미룬 원금은 뒤에서 몰립니다.
- 거치 종료 시점의 원리금을 먼저 계산하십시오. 열 배 이상 뛰는 경우가 흔합니다.
- 기존 대출의 거치 종료 시점과 겹치는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 근거가 계획뿐이면 거치를 줄이십시오. 계약서가 있을 때와는 다릅니다.
- 거치와 상환 방식을 함께 놓고 연도별 표를 만들어 보십시오.
- 최대치보다 한 단계 짧게 잡아 보고 감당되면 그쪽을 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거치기간에 상환 능력을 만들어 두십시오. 회전일수와 재무비율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거치기간을 최대로 잡으면 손해인가요?
답변총 이자는 늘어납니다. 다만 초기 현금 확보라는 이득과 맞바꾸는 것입니다.
원금이 줄지 않는 기간이 길수록 그 원금에 붙는 이자가 계속 나갑니다. 총 상환액은 거치가 길수록 커집니다.
그 대가로 초기 현금이 회사에 남습니다. 그 돈으로 벌어들이는 것이 늘어나는 이자보다 크면 이득이고, 아니면 손해입니다. 판단은 회사 상황에 달렸습니다.
거치기간 중에 원금을 갚아도 되나요?
답변상품에 따라 다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확인하십시오.
조기 상환이 가능한 상품이면 여유가 생길 때마다 갚아 거치 종료 후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있으면 그 비용과 절약되는 이자를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남은 기간이 길수록 조기 상환의 이득이 큽니다.
거치기간이 끝났는데 감당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답변연체 전에 미리 상의하십시오. 선택지가 남아 있을 때 움직여야 합니다.
만기 연장, 상환 일정 조정, 대환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모두 연체 전에 협의해야 가능합니다.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정보에 기록되고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거치 종료 6개월 전에 현금흐름을 점검해 보시고, 부담될 것 같으면 그때부터 담당자와 협의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의 거치기간이 다른 이유는?
답변상환 재원이 만들어지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설자금은 그 설비가 몇 년에 걸쳐 수익을 만들어 갚는 구조라 기간이 길고 거치도 붙습니다. 운전자금은 영업이 한 바퀴 돌아 회수되는 대금으로 갚으므로 기간이 짧습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기반지원의 경우 시설자금은 10년(거치 담보 4년·신용 3년), 운전자금은 5년(거치 2년)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거치기간에도 신용평가에 영향이 있나요?
답변있습니다. 부채가 줄지 않으므로 차입금 의존도가 유지됩니다.
원금을 갚지 않는 동안 총 차입금이 그대로이므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개선되지 않습니다. 다음 자금 신청 시 이 지표들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거치기간을 활용하시되, 그 기간에 이익을 쌓아 자기자본을 늘리면 비율이 개선됩니다. 자금을 어디에 쓰느냐가 결국 평가를 바꿉니다.
두 자금의 거치 종료가 겹치면 어떻게 조정하나요?
답변신청 단계에서 거치기간을 다르게 잡으면 됩니다.
새로 신청하는 자금의 거치를 1년 짧게 또는 길게 잡아 기존 대출과 시점을 엇갈리게 하는 방법이 가장 간단합니다.
이미 실행된 뒤라면 만기 연장 시점에 조정을 협의하거나, 여유가 있을 때 한쪽을 미리 갚아 부담을 분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기일시상환은 언제 쓰나요?
답변만기에 목돈이 들어오는 것이 확실할 때만 쓰십시오.
부동산 매각 대금이나 대형 프로젝트 정산금처럼 시점과 금액이 확정된 유입이 있을 때 적합합니다.
그런 근거 없이 만기일시를 택하면 만기에 전액을 새로 빌려야 하고, 그때 조건이 나쁘면 곤란해집니다. 총 이자도 가장 많이 나갑니다.
거치기간을 나중에 늘릴 수 있나요?
답변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실행 시 확정되는 조건입니다.
거치기간은 약정 시 정해지고 이후 변경이 어렵습니다. 사정이 나빠져 연장이 필요하면 만기 연장 심사를 거쳐야 하고, 그때 재무 상태를 다시 봅니다.
그래서 처음에 정할 때 보수적으로 판단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짧게 잡아 여유 있게 갚는 것이, 길게 잡았다가 연장을 못 받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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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본문에 인용한 제도·수치는 아래 기관의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신청 시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의 당해 연도 공고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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